(본문과는 아무 상관없는 작년에 그린 쿠로코:아무곳에도 안올렸었음)
20200512
안녕하세요. 한달만입니다!
그간 집안에 일이 생기기도하고 나쁜 일도 생겼다가 좋은 일도 생겼다가..정말 바쁜 한달이였습니다.
그래도 갑자기 쓰고싶은 내용이 생겨서 후다닥 블로그로 달려왔어요.
저는 일러레가 될무렵부터, 아니 굳이 따지자면 그 전부터 작업을 하면서 다른사람들은 작업을 어떻게할지가 너무 궁금했어요.
스케쥴 관리는 어떻게할까? 일은 어디서 받는걸까? 작업은 어떤과정으로 할까? 같은것들이 항상 궁금했는데
저 말고도 꽤 많은사람들이 이러한 내용을 궁금해할거라고 생각해요.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일수도있고 어쩌면 그냥 단순한 호기심일수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어쨌든...
궁금해하시는 소수의 분들을 위해 직접 과정을 한번 써볼까합니다.
1.정보를 얻기 힘들다..!
사실 경력이 벌써 7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아는건 많이 없어요.
외주를 받는 입장상 일러레간의 소통이 원활한 편은 아니라서 얻을수있는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특히나 커뮤니티같은걸 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원하는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아주 많은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이 커뮤니티에서 얻는 정보보다 실업무, 아니면 동료에게서 얻는 이야기로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으실거에요.
저같은 경우 얻고싶은 정보가있으면 10개중에 9개정도는 스스로 찾아서 답을 얻어냅니다..
왜? 그냥 일하는사람 아무한테나 물어보면 되는거아냐? 같은 생각을 하실수도있지만.
'저.. 7년차 일러스트레이터같은 경우에 페이는 어떻게 받아야할까요?'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내려주기란 굉장히 어렵죠..
그렇기때문에 스스로 생각한 질문의 대부분은 혼자서 답을 내리는 편으로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또 회사마다, 프로젝트마다, 작업물마다 방식이 굉장히 다르고
장르에 따라서도 페이나 작업방식, 같이 일하는 회사, 나를 담당해주는 담당님도 모두 달라서
달마다 발생하는 이슈들과 변경사항...이 모든 정보를 취합해서 정리하는것도 굉장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자가 자신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있는게 아니라면 더더욱 정보를 알려주기가 어려워집니다.
2.일은 어디서 구할까?
2-1) 처음 일을 구할때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7년전부터 말씀드려야할 것 같아요. 저는 그 전까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꿈을 꾸지는 않았어요. '그냥 됐으면 좋겠다' 정도만 생각하고있었는데 그때 한창 'TCG'붐이였고 자주가는 그림카페에는 늘 관련정보가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보고싶다' 로 생각이 빠르게 바뀌었었어요. 한번 생각하면 당장 실천해야하는 급한 성격이라 포트폴리오를 다섯 여섯장을 만들어서 구인글이 올라와있는 모든 회사에 보내봤던 것 같아요. 그것 뿐만이아니고 구인란에 올라와있는 회사들에게도 보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집착공이였음) 카페같은 곳에서 구했던건 좋은 소득이 별로없었지만 구인을 하던 회사에 운좋게 들어가게 되었고 준비한지 얼마 안되어서 바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회사를 입사한 동시에 외주도 받았었어요. 그땐 정말 여기저기 일이 마구 넘쳐나서 새로 등용하는 신인에게는 좋은 기회가 많았었던 것 같아요.
2-2) 퇴사를 하고나서
퇴사를 하고나서부터는 회사에서 그렸었던 작업물이 공개될때마다 포트폴리오로 사용했어요. 그리고 회사에 있을 당시에 외주작업했었던 작업물들을 포트폴리오로 사용해서 그걸 여기저기 다시 돌리고다녔습니다. 너무 오래전일이라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이때쯤에 트위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픽시브도 알게되고? 그래서 트위터에도 그림을 마구마구 올리고 픽시브에도 그림을 마구마구 올렸습니다. 그림을 아주 많이 올리는게 제 최고의 PR이였다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연락이 제일 많이 온 곳은 픽시브였습니다. 트위터로 오는 외주는 거의 없었어요. 이걸 어떻게 구분했냐면 트위터에 적어놓은 메일주소랑 픽시브에 적어놓은 메일주소가 달랐거든요! 어쨋던 카페에도 그림을 여기저기 돌렸더니 트위터+픽시브+카페 삼단콤보의 외주로 저는 이때부터 단한번도 일을 쉬지 않게됩니다. 2-3) 메갈이(?) 되고나서 (하지만 메갈사이트가 어떻게생긴지는 모름. 그남들의 페미지칭용어) 메갈이 되고나서 직,간접적으로 외주가 끊기거나 끊겼다(?)라는 신호를 받은적이 몇번 있었어요. 뭔가 막연하게.. 정말 막연하게 말이죠. 나는 밥줄이 끊길리가 없다는걸 너무 잘 알고있었던것처럼 뭔가 두렵다거나 무섭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아. 그냥 저회사가 나랑 일을 안하게되었구나.. 정도의 인식..? 그렇지만 어쨌거나 저한테 부당한대우가 온것은 맞았고.. 저는 그것에 대응할수없이 아주 작고 초라했기때문에.. 별다른 반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뭘 할수있겠어요...? 그냥 계속 일을 할 뿐이죠..! 'TCG'붐이 사그라들고 그많던 신생 업체들이 사라지게되니까 업계가 많이 쳐져있는 것 같았어요. 일할 사람은 많은데 일을 주는 회사가 너무 없는..? 저는 다행이도 픽시브를 꾸준히 사용해서 일은 끊긴적이 없었어요.
중국쪽에서도 더러 외주가 들어오고있고.. 노출작업은 하고싶지 않다고하면 굳이 시키지 않아요. 하지만 게임전체가 노출범벅인데 저하나만 노출 안한다고해서 될일은 아니기에, 그런 전체이용가의 얼굴을하고 19금에로망가스타일의 게임 의뢰가오면 무시해야했죠..
2-4) 현재 퇴사를 하고나서부터 현재까지 어떤 사이트에 외주구인글을 올리거나 하는것 없이 픽시브 활동 +지난 트위터 활동 으로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고있는 중입니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던 표지작업은 지금도 계속하고있어요. 게임작업.. 굉장히 재밌긴하지만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과정이 복잡한 맛으로 하는거긴하지만.. 표지도 굉장한 매력이 있거든요.. 뭣보다 공개가 빨리 된다는점..!! 표지작업은 초반에 굉장히 헤메었었는데 점점 익숙해지다보니 따로 메일을 보내거나하지 않아도 연락이 왔던 것 같아요. 저는 초반에 제게 의뢰주신 작가님+회사 담당자님께 굉장히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표지작업은 게임 작업보다 돈을 덜준다는데 그러면 너무 힘든것 아니냐? 라는 걱정을 하시는데,
게임작업에 비할수는 없겠지만 저는 작업량에 비해 괜찮은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지 그 장르에 일정량의 좋은 작업물을 축적해놓는다면 페이를 조율하는건 어렵지 않을 것같아요.
다만 요샌 어딜가도 일을 구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신인이고 새로 일을 구해보라고 한다면 암담한 느낌일수도..
그나마 그림쪽으로 괜찮은 경로가 웹툰쪽이랑 표지작업쪽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쪽은 글쎄요. 한국 게임 작업은 안한지 너무 오래되어서..ㅎㅎ..
3.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3-1) 메일이 옵니다.
회사에서 또는 개인작가님, 또는 컨택담당님께서 의뢰메일을 보내주십니다.
저같은 경우는 보통 페이,사이즈, 프로젝트의 내용에 대해서 먼저 작성해주시고 메일을 보내주시는데
예전 신인때는 프로젝트의 내용은커녕 페이도 없어서. 할건지 말건지 말하기만해.. 의 방식이 많았었습니다.
요새도 그런경우가 있다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것 같네요..(눈물)
3-2) 계약서를 씁니다.
메일로 주고받는경우 우선 계약서 샘플로 받아서 내용을 확인합니다.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잘 확인하고 내용에 문제가있으면 회사와 조율합니다.
이상이 없다면 주소지와 요청한 정보를 보내드리고 계약서를 받습니다.
요새는 전자계약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정말 드물지만 전자계약서를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무조건 중국도,일본도 우편으로 계약서를 주고 받습니다.
EMS는 우체국 사이트를 통해서 편하게 간편접수 할 수 있어요. 손으로 일일히 영어와 한자를를 적는 일을 하시는 분은 없겠죠..!
3-3) 지시서(가이드)를 받습니다.
회사에서 가이드가 준비되어있다면 보내줍니다. 그렇지만 준비가 안되어있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쨌던간에 가이드가 있던지 없던지(??) 요구에 맞춰서 응할 준비가 되어있어야합니다.(??)
3-4) 작업을 합니다.
이 과정들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그림그린 것을 보냄->피드백 받음->다시보냄->피드백 받음->다시보냄 등의 순서입니다.
저는 이 과정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새로운 컨셉,새로운 그림.. 너무 행복해요
3-5) PSD파일을 확인받고 끝냅니다.
PSD까지 보내도 완전히 안심하면 안됩니다.
일주일 후, 또는 한달후에 다시 수정작업해야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확인해보시고 '작업이 끝나도 수정작업에 성실히 응해야한다'
라는 부분이 쓰여있다면 다시 열심히 수정작업을 하도록 합시다!
3-6) 돈을 받습니다.
작업을 끝낸 후 3~4일 또는 작업한 익월 등 계약서에 따라서 다양합니다.
작업을 끝내도 계약서상 페이지급은 '수익이 생길시 몇퍼센트 배분'도 있으니 이 역시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4. 스케쥴 관리
게임 작업을 했었을때는 한 회사에서 매달 정해진양을 받아서 작업하다보니
3개의 회사와 계약해서 작업하더라도 한달에 작업할 양이 예상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스케쥴을 관리하기가 수월했고
또 계약서상 1년 이상의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 계약서를 작성해야하는 번거로운 일은 적었습니다.
표지 작업의 경우는 각각의 회사에서 1~2개정도 의뢰물을 주시는데
매 달마다 주시는게 아니고 '시간이되는대로'라서 한두개씩 받다보면 그 해의 12월까지 가게되어버립니다.
올해 초에 정말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도저히 쉬질못해서 더 안좋아진 상황에서도 어쩔수없이 계속해서 그려야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중 한 작업은 도저히 작업할 수 없다고 (7년만에 처음..) 말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작업에 들어가기 전이여서 회사와 작가님께 큰피해를 드리지 않아서 무척 다행이였습니다.
여튼... 그렇기 때문에 표지작업은 스케쥴을 받기가 굉장히 까다로웠습니다.
지금은 게임작업과는 별개로 상/하반기를 나눠서 표지작업 스케쥴을 받고있습니다.
게임작업은 어느정도 스케쥴이 조율가능하지만 표지작업의 경우 런칭일과 스케쥴이 관련이 있기때문에 조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하루 작업은 얼마나
아프기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때까지 책상에 앉아서 그림만 그렸던것 같아요. 정말 장난이 아니고 밥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만빼고 그림그렸습니다. 장난식으로 그리는 그림이든 일그림이든 어쨌던 계속 그림만그렸어요. 아프고 난 뒤에는 꼭 스트레칭을 필수로하고 하루에 2~4시간 정도만 작업하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삘받을때는 하루종일 그림그리고싶기때문에 정말 가끔은 하루종일 그리고있습니다.(스트레스발산용) 다만 여러분, 꼭 운동을 해주세요. 그림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그리고싶다면 꼭 운동해주세요. 아니 운동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칭이라도 꼭해주세요..이건 7년동안 일러레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6. 일러레는 재밌는지? 일러레는 굉장히 재밌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캐릭터를 항상 접할 수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세계관을 듣는것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그리고 그런 재밌는 일에 돈을 주다니.. 너무 행복합니다. 가능하면 앞으로 더 다양하고 재밌는 일들을 하고싶어요.
(특:여자 일러레가 되면 재미 없는 일이 생길수도있음)
마지막으로... 제가 보내드린 답변이 도움이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보는분들이 많진 않을테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메시지 날려주시거나 메일로 남겨주세요.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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